10여년간 자개 작업을 선보여 온 김유선씨(36)가 26일부터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네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김씨는 이번 '무지개 프로젝트'전에 직경 2m가 넘는 대형 원반 입체작 등 신작 15점을 출품한다. 작가는 자연의 깊이와 시간의 흐름을 자개라는 독특한 재료를 통해 탐구해 왔다. 조개껍데기를 세공하고 잘게 조각내 하나하나 붙여 작업을 완성한다. 자개로 덮인 화면은 무한한 빛과 율동감이 내재돼 있어 전통 소재의 은은한 멋이 배어 있다. 그의 자개 작업은 전통 재료를 회화에 도입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회화와 공예의 경계선상에 있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무지개 프로젝트'는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고아원에서 시작돼 하와이 한국 이민 1세대와 한국 최초의 민영교도소가 될 '아가페교도소' 수감자들에게 이어지는 프로젝트의 일환.질병과 고통이 있는 곳에 무지개를 설치함으로써 '사랑과 희망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를 의미한다. 작가는 타슈켄트 고아원 아이들이 그린 '행복한 그림들'을 보고 감명을 받아 고아원에 '타슈켄트 무지개'를 기증하고 어린이들의 그림을 벽화로 옮겼다. 또 이달 중 하와이를 방문해 한국 이민 1세들을 위한 양로원 '코리안 케어홈'에 또다른 무지개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씨는 프랑스에서 회화작업을 하다 귀국 후 우연히 자개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자개 작업은 오랜 시간과 세밀한 수공이 동반돼 자개 작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김씨는 "국내에서는 자개라면 자개장만 떠올리는 등 인식의 한계가 있지만 해외에서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10월25일까지.(02)511-0668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