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백대 갑부'들의 2003년 총재산이 1조달러에 육박,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4년 만에 재산이 늘어나며 10년째 미국 최대 갑부 자리를 고수했다. 미국 경제격주간지인 포브스는 18일 "올해 미국 4백대 갑부들의 총재산이 9천5백50억달러로,지난해보다 10%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포브스는 주식시장의 회복과 함께 인터넷 및 기술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빌 게이츠 MS회장의 총재산은 지난해보다 30억달러 늘어난 4백60억달러를 기록,2위를 차지한 월가의 대표적 투자가인 워런 버핏 회장을 1백억달러 차이로 따돌렸다. MS의 공동설립자인 폴 알렌은 10억달러 늘어난 2백20억달러로 3위에 올랐다. 또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설립자 샘 월튼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월튼 가문 5명의 자산가들은 4∼8위를 휩쓸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 재산은 30억달러 이상 급증,51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야후의 공동설립자 데이비드 필로도 3배 이상 많아졌다. 최연소 갑부는 언론재벌 윌리엄 지프의 3살짜리 아들 다니엘 지프로,보유재산은 12억달러였다. 포브스는 미국의 부(富)가 '전통적 산업' 중심지인 동부에서 '첨단기술 기업'이 밀집한 서부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가 처음 집계를 시작한 1982년 당시 순위권에 든 갑부는 뉴욕 81명,캘리포니아 56명이었으나,현재는 4백대 갑부들 중 95명이 캘리포니아에서 나왔으며 뉴욕은 47명에 그쳤다. 피터 뉴콤 포브스 수석 편집자는 "첨단기술 산업과 사업가들의 서부 이주로 부의 지역적 재편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