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태풍 `매미(MAEMI)'가 순간 최대풍속 60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기는 했지만 전국의 철도와 도로, 통신 등 국가기간망이 여전히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것으로드러났다. 특히 대규모 정전사태는 강풍과 집중호우로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전선을 건드리거나 전봇대 자체가 쓰러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배전설비 자체를 땅속에 묻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총 147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오전 10시 현재 경남 10만가구와 부산 3만가구등 14만가구에는 아직 전기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또 송전선로 장애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고리 원자력발전소 1-4호기와 월성 2호기도 아직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태풍 피해를 입은 통신기지국 2천969개소 가운데 1천58개소도 복구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철도노선의 경우 영동선 영주-강릉간과 정선선 정선-나전간 구간에 대한 복구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도 38호선 삼척 미로지역 등 국도 4개소에 대한 복구도 완료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전국 16개 시.도 및 시.군.구 비상대기 공무원 2만4천502명 외에 피해지역 공무원 전원에게 복구작업에 나서도록 했으며, 국방부는5천669명의 병력과 중장비를 복구현장에 투입했다. 건설교통부는 태풍피해의 조기복구를 위해 대규모 공사의 경우 긴급입찰제도를활용, 입찰 공고기간과 적격심사기간을 최대 20일까지 단축키로 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남도는 이날 오전 각 시.군 공무원과 주민 5천500여명과굴착기 등 270여대의 장비를 동원해 농경지와 공공시설 피해 복구에 나섰다. 경남도는 또 경기도와 서울 등지에서 양수기 190대를 지원받아 지하상가 등에대한 수색이 진행되는 마산시에 90대를 우선 배정했다. 전남에서는 목포해역방어사령부 소속 장병 40명이 13일부터 목포 해안지역 복구사업에 나섰고 공군 제1전투비행단 소속 장병 750명도 전날에 이어 나주와 광주 광산구에서 벼세우기 작업과 낙과 피해를 입은 과수 농가를 도왔다. 한편, 연합뉴스 집계 결과 오전 11시 현재 ▲부산 사망 7 실종 6 ▲대구.경북사망 12 실종 8 ▲경남 사망 45 실종 15 ▲전남 사망 9 ▲제주 사망 2 ▲강원 사망8 실종 1 ▲전북 실종 1명 등 전국적으로 114명(사망 83명, 실종 31명)의 인명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에 잠겼던 경남 마산시 해운동 해운프라자 지하 2층에서 현재까지 8구의 사체를 인양한데 이어 지하 3층에 대한 물빼기 및 수색작업이 시작되는 등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3천323세대 8천938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2천371동과 농경지 9천373ha가 침수되는 한편, 비닐하우스 1천644ha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도 계속 늘어나고있다. (부산.대구.창원.광주=연합뉴스) 박순기.정학구.김상현.남현호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