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6:14
수정2006.04.04 06:18
'기업의 성공은 스타 같은 몇몇의 A급 플레이어보다는 조직의 70% 정도를 구성하고 있는 평범한 B급 플레이어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달려 있다.'
스포츠용어에 빗댄 'B플레이어'의 중요성이 미국 재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경영 전문 잡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6월호에 실린 B플레이어의 중요성에 관한 글이 경영진들의 관심을 끈 데 이어 일간지 USA투데이는 최근 1면 머리기사로 '경영진은 B플레이어가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업조직 컨설턴트가 내린 B플레이어의 정의는 다양하다.
몇 가지 특징을 들어보면 회사가 원한다면 1주일에 60시간을 일할 만큼 애사심이 크고,급여 인상보다는 일의 만족도를 중시하며,승진을 위해 전력투구하지는 않지만 도전적인 일을 좋아하고,경영진의 총애를 바라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당하는 것은 싫어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바꿔 말하면 A플레이어들이 목숨을 걸다시피 쟁취하려는 승진 돈 권력 등을 좇지 않으면서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자기 생활도 즐기는 직원들이다.
B플레이어들은 정보기술(IT) 붐이 일던 90년대 말 A플레이어들이 고액 연봉을 좇아 박차고 나간 자리를 묵묵히 지키면서 회사가 역경을 헤쳐나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니웰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보시디는 "B플레이어가 중요한 것은 그들이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아 실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시디와 함께 경영전문 베스트셀러 '실천:성취를 위한 훈련'을 쓴 램 차란은 "기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대한 계획이나 구상이 없어서가 아니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상품화하고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실천이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일을 해내는 주인공은 엘리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일 먼저 해고당하는 10%의 취약한 계층도 아닌 바로 B플레이어라는 것이다.
캐타펄트시스템의 샘 구드너 CEO는 "비전을 세우고 큰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는 A플레이어가 필요하지만 그 어느 것도 견고한 B플레이어 없이는 장기적으로 지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