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학 가기 전 영어실력부터 ‥ 이윤재 <번역가ㆍ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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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민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홈쇼핑회사 이민상품에 신청자들이 수천명 몰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외국어를 얼마나 준비하고 떠나는지 의문이다.
얼마 전 '미국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의 대다수가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 뉴스보도를 본 적이 있다.
공부를 하러 갔는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으면 그 소외감은 창살 없는 감옥과 다름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어떤 TV의 기획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사법제도에 대해 방송한 적이 있다.
그때 해설자가 미국 어느 법원의 건물 정면에 새겨져 있는 'We believe in God'라는 글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신(神)속에서 믿는다"라고 옮겼다.
그러나 이 문장은 "우리는 신의 공명정대(公明正大)함을 믿는다"로 옮겨야 한다.
'believe'와 'in' 사이에 'justice(공정)' 정도의 단어가 생략돼 있기 때문이다.
비틀스의 노래 'Yesterday'의 가사중 "I believe in yesterday"는 'believe'와 'in' 사이에 'happiness' 정도의 단어가 생략됐다.
그래서 "어제가 좋았어요"라고 옮긴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나, 없어도 이해가 갈만한 것은 생략해서 말한다.
이는 영어나 우리말이나 마찬가지다.
예를 하나 더 보자.
'We chose him a doctor'를 영어를 한다는 사람조차도 '우리는 그를 의사로 선출했다'로 옮기는 것을 자주 본다.
황소가 하늘을 보고 웃을 번역이다.
'우리는 그에게 의사 한 분을 추천해 주었다'로 옮겨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사를 선거로 뽑는 경우는 없지 않는가?
한국인도 공부하지 않으면 국어 문맹이 되고, 영ㆍ미국인도 공부하지 않으면 영어 문맹이 된다.
유학을 하여 달러를 쏟아붓기 전에 영어에 대한 사전 준비가 철저히 돼 있어야 할 것이다.
< yeeeyooo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