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가게서 패션.유통왕국으로..이랜드, 뉴코아 인수 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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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유통 전문회사인 이랜드그룹이 최근 브랜드 인수와 인수합병(M&A)을 통해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유레스컨소시엄에 밀려 불발됐던 뉴코아 인수건이 최근 유레스와 뉴코아의 협상결렬로 원점으로 돌아가자 이랜드가 재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코아 인수는 인수대금만 6천억원을 넘는 대규모 거래로 이랜드의 향후 행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8일 "뉴코아와 우선협상자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만큼 예비협상자로서 뉴코아 인수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절차상 법원과 뉴코아가 이랜드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주는 것이 먼저"라며 "매각 대금 등 구체적인 인수조건은 이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레스와 뉴코아의 협상이 결렬된 주요인이 현금지급 규모와 지불시한 조정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랜드의 자금 동원력이 인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이랜드는 이랜드개발 이랜드월드 등으로 구성된 '2001아울렛컨소시엄'이 올초 1천5백억원의 ABS(자산담보부 채권)를 발행한데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계열사 순이익으로 각각 1천2백97억원,8백억원을 올린 만큼 자금 동원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랜드가 뉴코아 인수에 성공하면 올해만 무려 6개의 회사와 브랜드를 인수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랜드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국제상사의 지분 45%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로 부상했을 때부터.
이후 이랜드는 엘덴상사의 중고가 아동복브랜드 '엘덴'을 인수한데 이어 태승어패럴의 '뉴골든'과 '캡스',㈜성도의 캐주얼 브랜드 '제이빔'을 잇따라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여성복 전문업체 '데코'를 인수하면서 종합패션회사로 발돋움했다.
데코의 새 대표이사에는 이랜드의 인사·교육 담당 정희순 상무(46)가 내정됐다.
최근 5년새 계열사의 매출규모도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98년 5천4백90억원이었던 매출은 평균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작년에는 1조9백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백42억원에서 1천2백97억원으로 무려 9배 넘게 뛰었다.
이 회사 최고지식관리책임자(CKO)인 장광규 전무는 이같은 성장 배경에 대해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지식경영으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 게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1990년대 중반 '헌트' '브렌따노' 등 중저가 브랜드를 히트시키면서 97년 말 매출규모 1조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직원의 40%를 줄였다.
계열사도 28개에서 8개로 대폭 줄였다.
1980년대 이화여대 앞 조그만 보세가게에서 출발한 이랜드가 향후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패션유통왕국으로 등극할지 주목된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