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업들의 외화표시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국채값이 떨어지고,북핵위기가 수그러들면서 아시아의 우량 회사채에 대한 국제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기업(일본제외)들이 올들어 발행한 달러 및 유로화 등의 외화표시 채권은 모두 1백90억달러어치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억달러(36%)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에는 7개 아시아기업들이 29억달러 상당의 달러표시 회사채를 신규 발행,주간 단위로 10년 만의 최대를 기록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기업들의 외화 표시채 발행붐이 한국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지난주의 경우 한국산업은행이 7억5천만달러,현대자동차가 4억달러어치의 달러표시채를 발행하는 등 한국기업들이 전체(29억달러)의 4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FT는 영국의 국제채권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올 한해 아시아기업들의 외화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는 3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치는 지난해 발행액(2백20억달러)은 물론,역대 최대였던 1997년의 2백70억달러를 능가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아시아금융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미 국채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이탈해 아시아 채권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6자회담 후 북핵위기감이 수그러든 것도 아시아기업 채권에 대한 국제수요를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