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당시에는 3번 방송해서 1천명 정도의 신청만 받아내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첫 방송때 신청 건수가 1천건 가까이 되고 두번째는 부작용과 어려움을 강조했는데도 3배에 달하는 신청이 몰리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이민상품 '우울한 대박'을 기획한 강봉구 현대홈쇼핑 신상품개발팀 부장(44)은 "프로그램 자체는 성공했지만 우리 주변에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걸 확인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캐나다 마니토바주로 이민을 알선하는 이 상품은 현재 2번 방송에 신청자가 총 3천9백18명이 몰렸다. 이들이 모두 이민을 간다면 매출은 7백억원 대에 이른다. 그러나 강 부장은 '아직 신청 단계여서 매출은 미실현'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서류심사와 상담을 통해 캐나다 주 정부 측이 걸러낼 것이므로 최종적으로 떠날 사람은 신청자 수의 20-30%에 불과할 전망이라는 것. 하지만 상품개발 담당자 입장에서 "이민을 비롯한 무형상품의 가능성에 대해선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가 유학 또는 이민 상품을 처음 구상한 것은 Hmall 기획총괄팀장이던 2년 전. 매년 1만가구 이상이 이민을 떠나거나 자녀를 유학보내는데도 표준화된 가격이나 틀이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것. 여기엔 지난 80년대 초 미국 시카고와 LA에서 일본 캐논지사에 근무했던 경험도 깔려 있다. "후발 유통채널인 홈쇼핑이 성공하려면 기존 유통업태가 손대지 못한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줘야 한다"는 소신도 작용했다. 그가 대박을 터뜨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에서 돌아 와 지난 87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무역센터점에 근무할 당시 "1백대 브랜드전"을 기획,당시 무역센터점 하루 매출에 해당하는 10억원을 행사장 한 곳에서 올리기도 했다. 강명구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그의 친형으로 가족이 현대맨이다. 조정애기자 jcho@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