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런포스펌프 글로벌총회 서울서 여는 요르겐 메드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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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쟁력은 '사람'입니다.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입니다."
올 초 경제전문 잡지 포천(유럽판)이 '10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뽑은 세계 최대 펌프회사 그런포스펌프의 옌스 요르겐 메드슨 회장은 2일 "우리의 사명(mission)은 종업원이 일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에서 열리는 그런포스펌프 전세계 지사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메드슨 회장은 "전세계 43개국 지사의 지사장과 직원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이는 '사람 중심' 경영철학의 연장선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을 고용해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함으로써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전원 현지인을 채용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직원들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매년 4년마다 열리고 있는 '그런포스 올림픽'.
전세계 직원들이 4년마다 덴마크 본사에 모여 축구 배구 등 20여가지 스포츠 시합을 펼치는 것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해외 직원들은 본사 직원 집에서 홈스테이를 합니다.자연스럽게 직원들간 일체감이 형성되고 이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밑거름이 됩니다."
올림픽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는 메드슨 회장은 "평소 스포츠 마니아인데다 스포츠를 통해 형성되는 유대감을 직장에도 적용해보고 싶어 1985년 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념을 전세계 직원들에게 알리는 데도 독특한 방법을 동원했다.
글 대신 그림을 이용한 것.
"99년 기업 인간중심,글로벌 사고 등 기업의 핵심가치를 효과적으로 직원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생각하다 전세계 공통언어인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메드슨 회장은 "최근 한국이 심각한 노사분규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노사가 함께 회사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파업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그런포스의 경우 덴마크 노동법에 따라 이사회 7명 가운데 2명을 노조에 배당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은 정보 공유 차원에서 경영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받을 뿐 직접 경영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두 달마다 노조 대표들이 제 사무실로 찾아와 회의를 합니다.사측이 투명하게 회사 경영상황을 공개하면 노조도 이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돼 있습니다.노사가 테이블 양끝에서 자기 주장만 하다보면 타협을 도출하는 게 힘듭니다.한국에서도 노사간의 합리적인 대화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런포스펌프는 1945년 덴마크 과학자 폴 듀 얀슨이 설립한 기업.
연간 매출은 15억달러 규모이고 종업원수는 1만1천여명이다.
한국지사는 1989년 설립됐으며 타워팰리스 스타타워 캐리비안베이 등 국내 주요 건물에 펌프를 공급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