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내년 상반기부터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자동차로부터 승용차를 직수입해 판매키로 했다. 르노삼성이 모기업 승용차를 직수입키로 함에 따라 국내에서의 독자적인 차량개발 계획은 후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은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2004년형 SM5 발표회' 직후 기자와 만나 "지난 6월 기흥연구소에서 르노와 맺은 디자인업무 협약이 첫 걸음이라면 르노차량 직수입은 르노삼성이 르노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기지로 발전하는 다음 수순"이라고 밝혔다. 스톨 사장은 "아직 어떤 모델을 들여올지는 확정하지 않았으나 여러 가지 한국적 상황에 맞게 르노모델을 고치는 작업(modification)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미국산 차량보다 유럽산 차량을 수입하는데 더 까다로운 규정을 들이대고 있어 애를 먹는다"면서 "이런 불형평성을 유럽상공회의소를 통해 강력히 호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톨 사장은 또 "유로3를 거치지 않고 환경기준이 높은 유로4기준의 경유승용차를 곧바로 개발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2005년 하반기께 유로4 기준의 SM3 디젤승용차를 시장에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르노삼성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에 대해 "인수여부는 르노삼성차의 주주들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르노삼성차는 현재 쌍용차 인수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오는 2005년초 출시 예정인 가칭 SM7(대형럭셔리 세단)에 대해서는 "닛산 티아나(Teana)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맞지만 제품 자체는 티아나와는 다른 제3의 차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이 이날 발표한 2004년형 SM5는 기존 모델의 26가지 부분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모델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방청(부식방지) 보증서비스가 적용돼 차량 강판 표면부식의 경우 3년간,차량 강판 관통부식의 경우 5년간 보증 수리해 주기로 했다. 판매가격은 1천4백79만∼2천5백59만원.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