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이사는 "국내 상장사 중에서도 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며 "이들 기업 대부분이 사실상 M&A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는 "특히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문제까지 겹쳐있는 일부 그룹 계열사들의 경우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외국인 지분율 증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대주주 최근 들어서만 현대차 한화 코오롱 두산 SK케미칼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주주 지분을 늘렸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7일 현대차 지분을 0.32% 추가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우호지분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대차 2대주주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달부터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되는데 따른 방어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 28일 ㈜한화에 대한 경영권 강화를 위해 다른 계열사 주식을 판 돈으로 ㈜한화 지분을 종전 18.96%에서 22.86%로 높였다. 이에 앞서 이웅열 코오롱 회장과 이동찬 명예회장도 지난 5월 코오롱 주식을 추가 매입,지분율을 19.83%까지 늘렸다. 박용만 두산 사장도 지난달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M&A에 노출돼 있는 상장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상장사 중 최대주주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이 낮아 M&A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기업들로 삼성물산 동국제강 LG상사 삼보컴퓨터 한솔제지 효성 대우자동차판매 등 20여개 기업을 꼽았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삼성SDI 외에 6명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8.22%(6월30일 현재)에 불과하다. 반면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22%에 육박해 있다. LG상사도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35명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16.66%이며 한솔제지도 이인희 고문 등이 19.72%의 지분을 보유,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상태다. 대신증권 주명호 기업분석실장은 "일반적으로 최대주주의 개인 지분율이 최소한 30%정도는 되고 여기에 특수관계인과 자사주 등 우호세력을 합쳐 50% 이상은 돼야 경영권 방어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앞으로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주주들이 지분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 실장은 특히 "최근 대주주들의 잇단 지분확대는 외국인이 국내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물론 경영권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자금이 소요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