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고국인 베트남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쓰겠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28일 열린 '제1기 국제 R&D아카데미' 졸업식에서 7명의 학생을 대표해 우수학생상을 받은 누엔 티 투항 씨(24)는 수상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학화학연구센터에서 생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제R&D아카데미는 KIST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2001년 개설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번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누엔 씨는 2001년 하노이대학 생화학과를 졸업한 후 연구원으로 일하던중 KIST의 유학 설명회를 듣고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국제 R&D아카데미의 수업이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과 KIST가 뛰어난 연구환경을 갖췄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앞으로 가능하다면 KIST와 하노이대학간의 생화학분야 협력연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년간의 한국 생활이 설렘과 걱정으로 시작됐지만 개인적으로는 학문을 터득하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되돌아봤다. "현장실습과 이론교육을 병행하는 강도 높은 도제식 교육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가지 학문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다른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누엔 씨는 "학업과 연구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지도교수와 동료에 감사한다"며 "졸업하면서 동료들과 헤어지는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나섰지요.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여고생을 만났습니다. 그 학생은 몇시간을 동행하면서 대사관을 찾아줬습니다." 그는 "친절하고 정이 많은 한국인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KIST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하노이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기회가 되면 한국과의 연구협력이나 교류사업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