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외국인인 마이클 창 KGI증권 사장(39)은 27일 노조 파업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노조 파업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중도 퇴진하는 것은 국내 증권업계에선 처음이다. 업계에선 노조파업으로 인해 최고경영자가 사퇴하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창 사장은 지난 2000년 대만계 쿠스그룹이 옛 조흥증권을 인수, KGI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뒤 이 회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고 지난 5월 재선임됐다. 회사측의 지점폐쇄 등 구조조정에 반발해 지난 7월부터 파업을 시작한 KGI증권 노조는 창 사장의 사퇴의사 표명에 따라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회사측은 직장폐쇄방침을 철회했다. 파업과정에서 노조측은 창 사장을 사장실에 감금해 공권력이 투입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를 냈고 구조조정 문제로 노조측과 마찰이 이어지면서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한국의 노사관계를 어느정도 이해하는 그가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심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창 사장이 노조가 파업을 풀 명분을 주기 위해 자진 중도퇴임한 것이며 사퇴의사를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측은 대주주인 홍콩의 쿠스그룹과 협의,후임자를 물색한 다음 빠른 시일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 방침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