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세금 체납액이 크게 늘고 있다. 전기료와 통신요금 등 각종 공과금 체납도 급증하고 있다. 국세청이 27일 김동욱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6월 말까지 국세 총 체납액은 9조6천2백3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9조4백65억원)보다 6.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체납액은 작년 체납액(14조8천5백44억원)의 64.8%에 이르는 수치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가 2조4천5백31억원으로 가장 많고 소득세 1조2천5백15억원,법인세 6천2백90억원, 상속ㆍ증여세 7백8억원, 전년도 미정리 체납액 2조8천8백51억원, 기타 2조3천3백35억원 순이다. 지방세 체납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는 올들어 7월 말까지 체납액이 2천2백93억원으로 지난해 1∼7월 말 체납액(1천9백72억원)에 비해 16%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납세자의 재산, 부동산과 자동차 급여에 대한 압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도 지방세 체납액이 올들어 7월 말 현재 1천6백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5백92억원)보다 34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자동차도 4대중 1대가 자동차세 체납으로 압류돼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자동차세 체납으로 압류된 차량은 3백44만여대로 전체 등록차량의 24%에 달했다. 세금은 물론 전기요금 통신요금 등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월 사용량 1백Kwh 이하 사용자중 전기료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구는 지난 5월말까지 전국적으로 28만5천4백84가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증가했다. 통신업체의 체납률도 올라가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월별 요금 수납률이 지난해 평균 74.3%에서 올해는 평균 7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의 경우 전체적인 징세 규모가 늘어나면서 체납액이 그에 비례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지난해 이후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 여파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