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주가는 지난 3월 중순 7천7백원까지 떨어졌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주채권은행이란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8월22일 현재 주가는 1만5천4백원. 바닥을 찍은 뒤 1백% 가량 올랐다. 이같은 주가 강세에 대해 증권업계는 SK글로벌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데다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분기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2백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 영업외 이익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49% 늘어난 9백53억원을 기록했다. 정무일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 핵심분야인 이자수익과 수수료이익 부문은 예금증가율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분기에 비해 10% 늘어났다"면서 "영업 기반이 견고해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 연체와 관련된 수익성 악화가 빠르게 해소될 것이란 점도 하반기 실적개선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승주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은행의 카드 자산이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수익성 정상화는 다른 시중은행보다 빠를 것"이라며 "2분기가 하나은행의 실적 바닥"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실적과 자산가치에 비해 하나은행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한다. 구경회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하나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지난 99년 이후 평균치에 불과하다"면서 "그동안 펀더멘털 개선 등 긍정적인 변화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누리증권은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더 이상 하나은행이 할인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1만7천8백원이던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보고서는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PBR가 시중은행 평균 대비 30% 이상 낮다"고 지적했다. 이달초 ING베어링증권은 올해 주당순이익(EPS)을 종전 대비 20% 증가한 2천1백87원으로 추정했다. 목표주가는 1만7천원으로 제시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