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가 되면 일반인들도 연말 환율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게 된다. 올해도 전망기관들이 내놓는 연말환율 예상치를 보면 현 수준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런 환율 예상은 국내경제 전망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론적으로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부른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남은 기간 원화가 강세를 보일 만한 요인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예측기관들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반사적인 성격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올 4분기 이후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돼 지속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외화수급 측면에서도 수출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서비스 수지의 적자 폭을 감안하면 경상수지에선 원화 환율을 크게 떨어뜨릴 만큼 흑자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북핵문제, 노사불안 등으로 최소한 내년 총선 때까지는 신규 투자하는 문제는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가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결국 올해도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연중 환율의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해 준다. 2000년 이후 원화 환율은 대체로 3분기 말까지 하락하다가 4분기 들어서는 상승하는 모습이 반복돼 기업과 일반인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도 환테크가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환테크를 잘하기 위해서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보통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각종 금융상품을 들 수 있다. 한 나라의 경제발전 단계와 재테크 수단을 연관시켜 보면 경제발전 초기단계에는 부동산이 크게 부각되다가 채권→주식→금융상품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이 정형화된 사실이다. 물론 나라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경제발전 단계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고 경제시스템이 갖춰지다 보면 이런 재테크 수단간의 평균수익률이 비슷해 진다는 점이다. 특정국가가 이 단계에 도달하면 자금이 경제 전반에 골고루 분산돼 균형된 경제발전이 가능해진다. 이럴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바로 환테크다. 환율은 세계 모든 국가 통화와의 상대가치로 다른 나라와 연관돼 있어 한 나라의 경제시스템이 안정돼 있더라도 늘 변하기 때문이다. '환테크가 고급재테크 혹은 선진재테크다.' 이렇게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 우리보다 앞서 가는 나라에서 높은 수익률과 인기를 함께 얻는 재테크 수단이 환테크를 이용한 상품이라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환율결정 요인을 잘 따져 환율예측 능력을 키우는 것이 환테크의 관건이다. 정확한 환율예측능력이 전제돼야 환율 움직임을 활용한 적극적인 의미의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환율예측을 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어떻게 할 것인가. 효과적인 방안은 네크워크를 잘 구축하는 일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개인들의 주치의 제도와 마찬가지로 자산관리 주거래 사이트나 주거래 금융회사를 선정해 잘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