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가지 거창한 기법보다 한 가지 소박한 깨달음이 위기의 기업을 살린다.' '깨달음이 있는 경영'(이동현 지음,바다출판사,1만2천원)은 위대한 경영 구루(Guru·대가) 5명에게 배우는 혁신경영의 원리 다섯가지를 집중 분석하고 이를 한국적 기업 상황에 접목시킨 책이다. 국내외 기업의 적용사례 20여개와 구루의 질문·조언,관련 저서들까지 충실하게 안내하고 있어 명실공히 '한국 혁신경영 원론'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그는 한국적 기업의 혁신과 경쟁전략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으며 지난해 'CEO 히딩크-게임의 지배'라는 저서로 화제를 모았던 경영학자다. 그는 "삼시 세끼 밥 잘 챙겨 먹는 게 최고 보약이라는 어머니 말씀에 동서고금의 진리가 담겨 있다"며 "화려한 광고문구를 앞세운 영양제 같은 최신기법들보다 든든하게 식탁을 지켜주는 밥과 같은 경영원리가 우리 기업을 건강하게 키운다"고 강조한다. 혁신의 기법에 매몰돼 '혁신의 정신'을 망각하면 역효과만 부른다는 지적이다. 5대 구루의 핵심 원리를 들춰보자. 우선 피터 드러커의 '경영(management)'.기업의 목적은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고 기업의 존재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우리가 팔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묻지 말라.고객이 구입하려는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라." 마이클 포터의 '경쟁(competition)'.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본 전략에는 원가 우위,차별화,집중화가 있다. 어중간한 상태를 경계하라.김치냉장고 '딤채'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위니아만도의 집중화 전략을 참고하라. 게리 하멜의 '핵심 역량(core competence)'.기술이건 자산이건 프로세스건 핵심 역량을 택해 남들보다 월등하도록 장기간 집중하라.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시작하면서 D램을 핵심 역량으로 선택하고 제조장비나 소재는 과감히 외국 것으로 대체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톰 피터스의 '우수성(excellence)'.경쟁자와 비교해 '아주 특별한 무엇'을 달성하고 고객만족 정도가 아니라 제품·서비스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라. 잭 웰치의 '리더십(leadership)'.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곧바로 결정을 내려라.기업의 미래상을 명확하게 정하고 직원들의 힘을 결집시키는 비전을 제시하라.최고의 인재를 골라 최고의 기회를 주라. 이상 다섯가지 덕목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경쟁'과 '핵심 역량'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본 전략,'우수성'과 '리더십'은 현장 경영의 실천방안이자 세부전술이다. 앞의 네가지 화두가 경영학자들에 의한 처방이라면 마지막 웰치의 화두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체험에서 나온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마치 다섯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듯 5대 덕목으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요체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키워드이자 책 전체를 관통하는 깨달음의 원리는 바로 '변화와 혁신'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