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공사가 지난달 1일 시작됐다. 34년 역사의 청계 고가도로를 해체하고 숨어있던 물길을 되살리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의 이면에는 '자연이 살아 숨쉬는 도시'라는 희망과 함께 앞으로의 삶을 걱정하는 한숨소리도 공존한다. MBC가 24일과 31일 오후 11시30분에 방송하는 2부작 다큐멘터리 '淸溪川(청계천)'은 청계천 복원 공사를 둘러싼 다양한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은 프로그램이다. 청계천 일대에서 살아온 '청계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해외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청계천 복원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 본다는 게 기획 의도다. 관광명소가 된 황학동 벼룩시장에는 골동품에서부터 중고 레코드판,헌책까지 없는 게 없다. 청계천 복원이 시작된 지금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이곳 사람들을 만나본다. 한때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이름을 날렸던 세운상가. 지금은 낡고 초라한 건물에 불과 하지만 이 건물은 주상복합의 원조였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평생을 살아온 김운민씨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사라질 또 하나의 명물은 삼일 아파트.지금은 흉물로 변했지만 처음 세워질 당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화제였다. 33년전 새집 마련의 기쁨으로 잠을 못 이루던 한귀석 할아버지 부부도 만나봤다. 이 프로그램은 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녹색 괴물'로 불렸던 보스턴 고가 철거공사가 한창인 미국 보스턴을 찾아 청계천 복원공사와 비교해 본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