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는 줄파업중.' 지난 6월중순 이후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업계가 멍들고 있다. 국내 1위인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에 이어 2위인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3일부터 부분 및 전면 파업중이다. 21일엔 3위인 GM대우차까지 파업을 결의했다. 여기에 자동차부품업체인 통일중공업은 조업중단으로 생산라인이 중단된 상태다. 이같은 파업 때문에 관련 자동차업계의 매출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계는 45일간 파업을 벌인 현대차 및 현대차 협력업체의 파업손실액 3조2천억원과 기아차 및 기아차 협력업체의 매출손실(1조1천4백억원)을 합하면 4조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GM대우차가 파업을 결행할 경우 피해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파업은 내수판매는 물론 수출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다. 현대차는 장기간의 파업 때문에 내수판매가 급감한데다 수출 네트워크가 흔들렸다. 생산차질 탓에 특별소비세 인하라는 모처럼만의 호기를 날려버린데다 심지어 해외 현지 생산공장 가동이 위협을 받는 지경으로까지 치달았다. 현대차 계열인 기아차가 그런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51만7천대에서 56만7천대로 늘려잡은 수출전략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이달중 4만8천8백50대를 선적해야 하나 선적규모는 고작 6천2백65대에 불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차량인 쏘렌토나 카니발 등 미국 현지에서 인기있는 RV(레저용 차량)의 경우 수출차질이 지속되면 그동안 쌓은 브랜드 이미지가 하루아침에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국내 협력업체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20일 광주 소재 협력업체인 ㈜경원하이텍이 직격탄을 맞아 부도처리됐다"고 밝혔다. 트럭이나 버스 등의 상용차용 차축과 변속기를 만드는 통일중공업 노조의 파업은 대우버스 등 상용차업체의 조업에 막대한 차질을 주고 있다. 문제는 관련 자동차업체들의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등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1.1%(12만3천2백59원) 인상과 성과급 2백%+α(영업이익의 3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8.6%(9만5천원) 인상과 성과급 2백%+생산격려금 1백% 지급에다 70만원의 협상타결 기념금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출범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GM대우차도 마찬가지 형편이다. 노조는 동종업체와의 격차 해소분으로 기본급 24.3%(23만8천원)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비해 사측 제시안은 10.3%(10만1천원).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