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시장)를 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종목 발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주식형 펀드에서 두각을 나타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의 '버텀업(bottom-up)'방식의 주식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버텀업 방식이란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일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 고편입형 펀드(편입비율 60% 이상)는 3개월간 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랭킹 1위이며 시장 대비 15% 초과수익률이다. 삼성투신 역시 이 기간 중 25%의 수익률을 올렸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시장 전망에 따라 주식 편입비율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자산 배분전략을 자제하는 대신 종목 발굴로 대응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반기 중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자동차(부품) 관련주에 집중 베팅한 게 적중했다. 구 대표는 "지수 750선은 우리 증시의 역사(500∼1,000의 박스권)로 볼 때 어정쩡한 상황이지만 실적이나 주가 수준 등 종목별 모멘텀으로 접근하면 투자할 종목은 수두룩하다"고 덧붙였다. 싸고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 아직 많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쉴새없이 '바이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구 대표는 "일반인들도 이제는 지수를 보고 투자 판단여부를 결정하지 말고 종목별로 접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성이 높으면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실적개선 또는 지배구조 개선 등과 같은 모멘텀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종목 선정의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저평가 종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주가 리레이팅(re-rating·재평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 다소 소외됐던 은행주 건설주 등을 다시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해균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업종 불문하고 성장성이 높고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한 다음 적정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하게 마련"이라면서 "대세상승장이든 박스권 횡보장이든 저평가 종목의 장기보유가 가장 큰 수익률을 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