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비리 사건에 연루되거나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종교인이 적지 않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나무마을 윤 신부의 치유명상' 저자인 대한성공회 윤종모 신부는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경 말씀을 어떻게 생활의 지혜로 끌어내 적용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독교인들에게 묵상을 통해 성서의 가르침을 생활의 지혜로 되새기고 실천하게 하는 묵상집이 나왔다. 도서출판 '맑은울림'에서 펴낸 '생활과 묵상 1,2,3'과 '사도들의 편지''하늘의 노래'가 그것이다. '생활과 묵상'은 영성 모임인 '성공회 영성센터' 사제들과 수련이 깊은 평신도들이 쓴 복음서 묵상집.세례자 요한의 출생에서 예수의 부활 및 승천까지 복음서 내용을 시대순으로 배열해 기도와 묵상을 돕는다. 묵상의 주제가 되는 성서 구절을 짤막하게 소개한 뒤 이에 대한 설명을 성화(聖畵)와 함께 덧붙이고 있어 읽기에 편하다. 예컨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서 대사제들과 레위지파 사람들을 세례 요한에게 보내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했을 때 요한이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라고 한 일화에선 체면과 자존심의 문제를 끌어낸다. 사람들이 그리스도로 착각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요한이 "아니오"라고 한 것처럼 세례 요한의 힘은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데 있었다고 설명한다. 체면이나 자존심은 오히려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사도들의 편지'와 '하늘의 노래'는 기독교 영성훈련과 에니어그램 훈련을 통한 정신 수련에 힘써온 성공회 오정열 신부가 쓴 책.신·구약 성서의 시편·잠언과 서신성경에서 일정한 주제에 따라 '말씀'을 소개하고 있다. 결혼,자녀교육,교회공동체,두려움,삶의 변화,부도덕한 성(性) 등 생활에서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주제들이 두루 망라돼 있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포켓판(전7권)도 내놓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