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과 직접 몸으로 부대끼다 보면 절로 아이디어가 솟아나요." 인터넷포털 하나포스닷컴(www.hanafos.com)에서 콘텐츠 업무를 맡고 있는 조안나 주임(26)은 얼핏 보기엔 인터넷 회사와 궁합이 영 맞지 않을 성 싶다. 20대 젊은 나이에 벌써부터 인간관계나 경험을 들먹이는 것부터가 그렇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의 대부분을 소화해내는 인터넷 관리자의 업무 스타일과는 딴판이기 때문이다. 조 주임이 맡고 있는 업무는 인터넷 콘텐츠 기획 및 관리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콘텐츠는 여행 성인물 음악 교육 어학 쇼핑 등 하나포스닷컴의 간판급 콘텐츠다. 그런 그가 굳이 경험 예찬론자가 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콘텐츠 기획이 책상 앞에 앉아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콘텐츠 자체를 기획하는 능력만으로는 훌륭한 기획자가 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목소리다. 조 주임은 지난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여행 콘텐츠의 경우 직접 고객과 만나려고 노력한다. 지난달 동강 래프팅 행사 때는 (물을 무서워하지만) 고객들과 직접 래프팅을 체험했다. 물론 참가자들의 의견을 꼼꼼히 물어 이를 다른 행사 기획 때 활용했다. 콘텐츠공급업자(CP)와의 협상능력도 중시한다. 콘텐츠를 공짜로 가져다가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CP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인다. 조 주임이 콘텐츠 기획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초.하나로통신이 운영하던 하나넷에서 음악과 연예 콘텐츠를 맡으면서부터였다. 짧으면 짧은 2년6개월의 경력이지만 이 분야에서 꽤나 인정받는 기획자 중 한 사람이다. 동덕여대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는 차분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화끈하면서도 좀 덜렁대는 신세대다. 그렇지만 업무에서는 철저하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성이 차지 않아 '더 열심히 할 걸'하고 후회하는 욕심쟁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