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앞두고 방한중인 리자오싱(李肇星)중국 외교부장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청사의 통일부를 방문, 정세현(丁世鉉)장관과 면담했다. 한중 수교이후 중국 외교부장이 통일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과 단독회담에 이어 40여분간 진행된 이날면담에서 정 장관과 리 부장은 북핵 문제에 관한 상당한 수준의 정보교환과 함께 6자회담 전략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장은 장관실 도착후 공개 환담에서 "남북관계의 세계적 전문가이신 정 장관을 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을 꺼낸 뒤 "얼마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중으로양국이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으며 중국의 새 정부도 한국과의 호혜적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 장관은 "절기상으로 처서(8월23일)가 지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데 6자회담이 처서가 지나고 4∼5일 후에 열린다"면서 "이 시기에 리부장께서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통일부를 방문하신 것을 보니 북핵열기를 식힐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오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덕담을 건냈다. 그러자 리 부장은 "그렇지 않아도 오늘 오전 LG전자 공장을 둘러봤다"면서 "아마도 그 바람이 LG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지금 이웃국가를 잘 사귀고, 안정되게 하고, 부유하게 하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까운 이웃인 한반도의 발전과 안정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남북이 자주적으로 평화 통일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금 우리가 직면한 것은 핵문제로,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지만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북한의 안보우려도 적절히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 부장은 또 "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돼 항구적인 평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것이 중국과 한국의 공동목표일 뿐더러 국제사회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에 "베이징 당국이 6자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않은 것에 대해 (북핵문제의) 제 1 당사자 입장에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