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경영공백 상태에 빠진 현대엘리베이터를 돕기 위해 범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나섰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11.2%까지 끌어올린 외국인 투자자에 맞서 금강고려화학(KCC) 현대백화점 현대시멘트 한국프랜지가 13일 계열사 등을 동원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자사주를 공동으로 취득한 것. 이번 지분 매입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숙부인 정상영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나중에 돌발사태가 생길 경우 현대자동차 측도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 현대차가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계열이 분리된 이후에도 서로 협력하고 있는 현대 '소그룹'들의 관계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소그룹은 최근 정몽헌 회장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서로 끈끈한 정을 과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금강고려화학은 지난 6월 무려 2천7백84억원을 들여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증권가는 이 거래를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금강고려화학은 이번에 다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에 참여함으로써 현대가(家)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지난해 현대상선이 매물로 내놓은 1조3천억원대의 자동차선단 인수에 참여,상선의 구조조정을 돕기도 했다. 2000년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서로 주식을 매입,우호세력임을 과시했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