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 자문역인 데이비드 켈리 박사는 사망하기 앞서 영국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실태 과장의혹에 관한 BBC보도에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인용되는 것에 동의했었다고 BBC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문제의 보도를 한 BBC의 국방담당 앤드루 길리언 기자는 이날 런던 법정에서 이틀째 속개된 `켈리 자살사건 규명 청문회'에서 켈리 박사가 "내가 그의 인터뷰 내용중 일부를 보도하기를 원했고 그럴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고 증언했다. 켈리 박사는 이라크 WMD에 대한 정부 문건과 관련된 앨러스테어 캠벨 총리 공보수석의 역할 및 정보기관들의 문제점에 관한 자신의 언급을 보도에 인용하는데 동의했다고 길리언 기자는 덧붙였다. 유엔 무기사찰단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무기 전문가인 켈리 박사는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된 WMD 관련 정보를 영국 정부가 왜곡했다는 BBC보도의 취재원으로지목된 뒤 지난달 18일 실종 하루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길리언 기자는 또 정보 문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더욱 더 돋보이게(sexier)"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켈리 박사라고 주장했다. 길리언 기자는 켈리 박사의 주장에 대해 정부 고위관리 2명에게 논평을 요청했으며 그들은 이라크 관련 정부 문건이 "돋보이게 부풀려졌다(sexed up)"는 주장을부인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