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삼성그룹이 보유한 한미은행 지분(9.76%.1천982만주)을 매입한 배경과 한미은행의 향후 주가추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미은행 주가는 7일 오전 거래소 시장 개장과 함께 12.36%(1천100원)나 올라 1만원으로 치솟았다. 한미은행 주식의 매도창구였던 삼성증권과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한미은행 주식의 시장수익률을 대폭 상향조정한데 이어 스탠다드차타드가 한미은행의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은 스탠다드차타드의 한미은행 지분 매입은 `투자목적'에 불과하며 한미은행 주가도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삼성증권은 한미은행 목표주가를 기존 8천500원에서 1만2천원으로 상향조정하면서 향후 34.8%의 추가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은 "그간 은행운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최대주주인 칼라일과 달리스탠다드차타드는 적극적인 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외국은행이 자신의 상품을 출시해 한국시장에 진출한 전례가 없었던 상황에서 스탠다드차타드는 은행운영에 대한 자체 노하우를 한미은행에 전수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스탠다드차타드가 한미은행 경영권 획득을 위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미은행이 인수.합병 대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은행에 대해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냈던 골드만삭스도 두단계를 상향, `상회' 의견을 내놓은 뒤 목표가를 기존 5천400원에서 1만1천500원으로 올렸다. 반면 현대증권 유정석 금융팀장은 "스탠다드차타드가 한미은행 주식을 대량매입했지만 최대주주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향후 경영상의 변화도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유 팀장은 특히 한미은행 주가의 급등에 대해서도 "한미은행이 좋아질 것이라는 통념에 기초한 기대심리에 따른 것"이라며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또 한화증권 임일성 책임연구원은 "삼성의 경우 방카슈랑스에 대비해 한미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다 결국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탠더드차타드 역시 경영권 행사보다는 투자목적일 것"이라며 "대주주인 칼라일 역시 투자목적아니냐"고 반문했다. 임 연구원은 특히 "스탠다드차타드가 추가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가 된다 하더라도 최대주주가 같은 외국계로 바뀌는 것인 만큼 실질적인 내용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한미은행 주가의 상승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도 `중립' 의견을 내놓으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