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창업] '테이크아웃 커피점' ‥ 목 좋은곳 잡으면 '절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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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였던 김춘실씨(50)는 지난해말 '대형사고'를 쳤다.
창업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엘빠소'를 서울 도심에 덜컥 차린 것.
창업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갔다.
'손주 볼 나이에 뒤늦게 자기 사업을 하겠다니…"라며 남편은 핀잔을 줬다.
그래도 창업에 대한 열망을 접을순 없었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번번이 반대에 부딪쳤다.
특히 서울 종로3가쪽에 점포를 내려하자 남편을 비롯한 친지들이 펄쩍 뛰었다.
권리금만 억대에 달하는데다 이미 반경 30m 이내에 커피숍이 10여개나 몰려있어 실패할게 뻔하다는 것.
그러나 그는 "권리금을 무서워하면 절대 장사못한다. 그 이상 벌어들이면 된다"며 밀어붙였다.
김씨는 10년전 식당을 차렸다가 실패한 '전과'가 있다.
목이 안좋은 곳에 점포를 얻어 인테리어비만 잔뜩 들인 결과였다.
빈털터리로 사업을 접었지만 얻은건 있었다.
'장사는 목'이라는 교훈이 바로 그것.
전업주부로 복귀한후에도 창업쪽에 눈과 귀를 열어두고 지냈다.
주위에는 갑작스런 창업으로 비쳐졌지만 김씨가 창업을 준비해온건 2년전부터다.
일단 아이템은 젊은 사람 대상으로 한정했다.
테이크아웃 커피숍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창업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보니 많은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난립하는 단점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것을 고르기로 했다.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한 때문.
결국 동원F&B가 운영하는 '엘빠소'를 선택했다.
점포 잡기가 본부 선택하는 일보다 몇배 더 힘들었다.
'발품'을 파는 것은 필수작업.
김씨는 점포입지를 종로3가로 결정하기 전 압구정동, 마포, 목동 등 여러 상권을 두루두루 살펴봤다.
지금의 점포는 그 전까지 휴대폰 대리점을 하던 곳이었다.
점포크기는 3.5평.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다 인근에 영어학원이 밀집, 테이크아웃 커피점 입지로는 최고라는 판단이 섰다.
주변에 경쟁점포가 10여개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학원휴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점포를 연후 매출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1명에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생도 3명으로 늘어났다.
아침이나 점심시간때는 김씨까지 4명이 달라붙어도 일손이 부족하다.
하루 매출은 50만∼60만원 수준.
재료비, 점포임대료,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빼면 김씨가 한달에 손에 쥐는 순익은 5백만원 정도다.
소일거리로 생각했던 '내 사업'은 이제 김씨에게 가장 큰 행복을 안겨주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지만 김씨는 오전 10시에 출근, 밤 11시까지 하루 13시간 일한다.
그래도 피곤한줄 모른다.
"손님이 끊이지 않으니 장사하는 재미가 절로 난다"고 그는 활짝 웃는다.
그는 최근 욕심을 좀 부렸다.
엘빠소 본사가 지정한 메뉴 외에 과일주스와 샌드위치를 추가, 매출증대를 꾀했다.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과일주스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효자상품이 됐다.
김씨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중장년층의 창업아이템으로 가장 적합하다며 극찬한다.
"음식업중에는 커피전문점이 최고인 것 같아요. 잡일이 없고 깨끗하며 신경쓸 일도 많지 않기 때문이죠. 고객이 젊은 층이다보니 가게주인도 절로 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환갑이 넘어도 커피점을 계속 꾸려 나갈 심산이다.
엘빠소 본사 (02)589-3257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