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자들은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경제가 느린 속도로 회복해온 데 대해 이것이 어떤 종류의 '회복'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CNN방송이 6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2001년의 비교적 짧고 온건했던 `불경기' 이후 길고 느린 `회복'이 계속돼 왔다는 데 대해 900만명의 실업자들 말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회복이냐 하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미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회복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고집스럽게 거부하고 있는 것은 기업 스캔들이나 전쟁 등 비정상적인 요소들이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바퀴 속에 막대기를 꽂아넣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비정상적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더 자신감을 갖고 있고 견실한 정장과 일자리 창출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J.P. 모건의 수석 경제분석가인 제임스 글래스먼은 "경제가 지난해 정말 더 빨리 전진하고 싶어하다가 과속방지턱에 부딪혔다는 느낌을 가졌다"면서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고 경기 확장중에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많이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쪽은 경제가 1990년대말의 경제성장, 주가 상승, 기업 지출 등 호황의 숙취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경제가 다시 건강해지기 전에 터져야 할 거품이 좀 더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경제분석가인 잰 해치우스는 "앞으로 가보면 아직도 (경제회복의)파이프라인에 조정할 부분이 더 있는가? 나는 있다고 본다"면서 "가계저축률은 낮고 부채증가는 가속화됐다. 이것은 소비자 지출의 성장이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경제는 잘돼나갈 것이지만 그것은 정상적인 회복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가속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낙관론이 맞다면 몇달후면 미 경제는 다시 빠르게 회복될 것이고 비관론이 맞다면 경제는 지난 2년동안 처럼 가다서다를 반복할 것이고 일자리는 계속 부족할 것이다. 네트워크 장치 제조업체인 시스코시스템의 최고경영자인 존 체임버스는 5일밤 회사의 분기별 수입과 판매성장 전망을 발표하면서 "오랜만에 처음으로 나는 외부요소들이 서서히 더 (경제회복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자신감 증가가 조기에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못해 소비자 신뢰와 지출을 증가시키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기업 확장에 브레이크를 걸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만일 소비자들이 지출을 절제하게 되면 모든 기업확장은 중단되고 경제는 다시부진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