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과 연회색이 섞인 줄무늬 정장과 밝은 갈색 체크무늬 재킷. 올 가을 멋쟁이 남성들이 즐겨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템이다. 가을에 유행할 신사정장은 정통 영국 신사복을 변형한 '모던 브리티시'스타일. 패턴으로는 줄무늬(스트라이프)와 체크무늬가 많이 쓰이고 갈색을 위주로 밝고 화려한 컬러가 강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줄무늬는 2년 전부터 신사복에서 자주 등장하더니 올 가을엔 주류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로가디스의 경우 가을 신상품 정장의 절반 이상이 스트라이프 제품이다. 또 이전의 줄무늬 정장에는 회색 또는 감색 바탕에 흰색 줄이 들어가 차분하고도 보수적인 느낌을 냈으나 올 가을엔 훨씬 화려해졌다. 줄무늬의 색상이 흰색 일변도에서 갈색 겨자색 포도주색 오렌지색 등으로 밝고 다양해졌기 때문. 바탕색도 과거엔 진한 회색이었다면 올해는 연회색으로 바뀌었다. 줄무늬 정장은 키가 크고 살이 조금 찐 덩치 큰 체격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제일모직 로가디스의 이은미 실장은 "크고 마른 체형은 굵은 스트라이프,작고 살찐 체형은 아주 가는 핀 스트라이프를 고르면 무리없이 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킷 형태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2,3년간 단추가 3개 달린 스리버튼이 압도적 강세를 보였던 데 비해 올해는 투버튼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패턴으로는 영국풍의 영향으로 체크무늬가 많은 편이다. 체크무늬에 쓰인 색은 3,4가지 이내로 적고 무늬는 은은한 섀도(shadow) 체크가 주류를 이룬다. 디테일 처리에서는 전통적 디자인의 영향이 눈에 많이 띈다. LG패션 마에스트로의 고기예 실장은 '와이셔츠 칼라가 넓어지고 더블 수트가 많아지는 등 클래식한 디자인의 영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재킷 뒤 아래 자락이 가운데로 트인 '센터 벤트'형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 코오롱패션 관계자는 "민트그린,밝은 자주,오렌지 등으로 셔츠와 넥타이 색상도 화려해졌다"고 전했다. 또 "경기가 나쁠 때는 셔츠 컬러가 화려해진다는 속설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가을엔 넥타이를 셔츠나 재킷과 다른 톤으로 튀게 연출하는 게 유행한다. 하늘색 셔츠에 포도주 빛 타이,회색 재킷에 황금색 타이 등 보색으로 매치하는 식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