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실적은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매출액은 9조8천4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6% 급감한 1조1천6백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41.0% 감소한 1조1천3백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오히려 이 때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바닥을 확인하고 하반기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해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실적은 부진했던 상반기와는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5월부터 회복세를 보인 메모리반도체, LCD, 핸드셋 부문의 실적 호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LCD의 성장세와 반도체 가격 강세로 인해 상반기에 비해 51% 증가한 3조8천1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하는 D램 현물 가격이 지난 2월에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실적 호전을 전망하는 첫째 이유다. D램 가격은 일시적인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8월 중순 이후 계절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 다시 강세로 돌아서 4분기에는 7월말 가격에 비해 20% 가량 상승한 6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지난해 생산량이 5배나 증가하며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등장했던 NAND플래시메모리가 올해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문에서 이미 세계 시장의 64%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원가절감과 생산량 증대를 동시에 이루면서 2위업체인 도시바와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도시바가 수율저하에 따른 생산차질을 겪으면서 NAND플래시메모리 가격이 강세를 보여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준다. TFT-LCD사업부는 1분기의 부진에서 이미 2분기부터 상당 부문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한다. 1분기 5%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10%대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에는 노트북, 모니터, LCD-TV의 수요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이 부문 실적도 한층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핸드셋 부문은 2분기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부가가치 제품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PDA 등 차세대 단말기들이 속속 등장해 핸드셋시장은 포화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핸드셋업체뿐 아니라 PC업체들도 PDA 등의 형태로 핸드셋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기존 핸드셋 업체들의 마진 축소가 우려된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올들어 일본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향후 핸드셋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3분기에는 2분기에 비해 12% 가량 매출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