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국가대표 코치이자 미국LPGA 클래스A 멤버인 전현지 프로(32)는 제대로 된 골프레슨을 널리 알리는데 여념이 없다. "체형에 따라 편안하게 스윙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 골프레슨이 이뤄져야 합니다.레슨에 앞서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지요." 전 프로는 선수로서는 '늦깎이'라고 할 수 있는 고교 1학년때 골프를 시작했다. "서문여고 재학시절 반에서 10등 안에 들어 공부해서 대학을 가라는 '권유'가 많았습니다.방과 후 1~2시간 연습하는 게 전부였지요.1년간 필드는 한 번도 안 나가고 연습장만 다녔어요." 그해 겨울 미국 아마추어 최강자인 송나리·아리의 부친이자 외삼촌이 있는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외삼촌이 '한달 내에 70타대를 못치면 영원히 치기 어렵다.프로도 포기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태국에서 첫 라운드를 했는데 96타를 쳤지요.그리고 한달 만에 세차례 70타대 스코어를 냈지요." 전 프로는 대학시절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4년간 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선수생활도 화려했다. 프로가 된 뒤 94년에는 팬텀오픈에서 우승도 했다. 그러나 전 프로에게도 시련은 왔다. "전 뭐든지 한번에 붙지 않으면 안한다는 '오기'가 강해요.그런데 국내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뒤 바로 일본 프로테스트를 봤는데 1타차로 떨어진 뒤 연거푸 세차례 탈락했어요.골프가 싫어지고 슬럼프가 왔습니다." 이때 경희대 대학원 지도교수가 골프지도자의 길을 권했다. 전 프로는 미LPGA측으로부터 그동안 선수경력 등을 인정받아 프로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올 4월 티칭&클럽프로(T&CP) 클래스A 자격을 획득했다. "경력인정을 받더라도 두꺼운 교본 10여권을 고시공부하듯이 해야 하거든요.전 그걸 딱 4개월 만에 해치웠지요.이렇게 빨리 클래스A를 따낸 사람은 미PGA와 LPGA 통틀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아마추어골퍼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고 청하자 전 프로는 "너무 스윙 메커니즘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리듬·템포에 맞는 스윙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그리고 '보기 플레이어'가 될 때까지는 레슨책을 보지 말고 코치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미 LPGA에서 T&CP프로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게 맥도날드LPGA챔피언십 출전자격을 줍니다.여기서 우승해 메이저대회에 나가보고 싶습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