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코스닥등록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와 거래를 개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이 최근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코스닥지수가 2% 이상 급락한 4일에도 강세를 지속해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의 거래 자체가 기술력과 재무안정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4일 코스닥증권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텍은 지난 1일 삼성전자에 LCD모듈 납품을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공시 당일 주가가 상한가를 친데 이어 4일에도 4% 이상 올랐다. 디스플레이텍은 어필텔레콤 VK 등에 납품하고 있는 LCD모듈을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에도 납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납품 비중이 5%대에 그쳐 그동안 동종 휴대폰 부품업체들에 비해 제대로 된 주가평가를 받지 못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정도로 유일전자나 KH바텍 등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대백신소재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특수가스(NF3) 소재를 납품하는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면서 초강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공시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른데 이어 지난 1일엔 6.80%,4일에는 또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이 명시되지 않았는 데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한다는 자체만으로 투자자들의 '사자'주문이 몰리고 있다. 올들어 잇따라 삼성전자에 납품계약을 체결한 에스에프에이도 주가가 이날 4%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위디츠(나영배 전 삼성전자 부사장) 아토(문상영 전 삼성전자 이사) 등의 반도체 장비업체와 에이스테크(박희준 전 삼성전자 사장) 등 통신장비 업체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삼성전자 출신 인사를 임원으로 영입한 것도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 납품이 중단되는 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에스피컴텍의 경우 지난 3월 초 주력제품인 유무선 통신시스템 장비의 주요 수요처인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중단됐다고 공시한 뒤 3천원대였던 주가가 1천5백원까지 급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납품 중단 공시일 전후 세차례나 하한가로 떨어졌고 공시 이후에는 6일 연속 주가가 약세를 보였었다. 우리증권 이성주 투자분석팀장은 "삼성전자는 제품을 공급하는 납품업체들에 대해 까다로운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확실한 매출처를 갖고 있는 기업을 유망하게 보는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