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에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감독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신세대 관객층의 감각에 맞는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감독 데뷔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현재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30대 초반 이하 젊은 감독만 10여명에 이른다. 30대 중반에야 장편영화를 연출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흐름이다. 지난해 상영된 '일단 뛰어'의 조의석 감독(27)을 비롯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김동원 감독(29),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의 모지은 감독(29) 등이 새 흐름의 선두주자들이다. 'YMCA야구단'의 김현석 감독(31), '피도 눈물도 없이''아라한 장풍대작전' 등의 류승완 감독(30), '이중간첩'의 김현정 감독(30), '여우계단'의 윤재연 감독(31), '킬러들의 수다'의 장진 감독(32), '꽃섬'의 송일곤 감독(32),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33), '목포는 항구다'(제작중)의 김지훈 감독(32), '거울 속으로'의 김성호 감독(33) 등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데뷔해 연출 경력을 쌓고 있다. 젊은 감독들의 활동영역이 커지는 이유는 새로운 관객층인 10대와 20대 초반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연출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감독들이 연출한 '일단 뛰어'와 '해적,디스코왕 되다'의 경우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젊은 감독들 중에는 흥행성이나 작품성이 있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케이스도 많다. 김현석,송일곤,김성호,장준환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또 과거에는 충무로 도제교육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영상원과 영화아카데미 CF제작업체 등 감독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많은 것도 젊은 감독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젊은 감독들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지구를 지켜라' '해적,디스코왕 되다' 등 일부 작품들은 수준급으로 인정받았으나 감독의 경험 미숙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양산될 가능성 역시 높다는 것이 영화계의 지적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