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하반기에 IT경기가 회복될 것을 예상해 공격경영기조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D램 플래시메모리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등의 분야에서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미국 시장 등을 중심으로 IT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확신하고 있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선 휴대폰의 경우도 예상만큼 실적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자체 분석이다. 내년에 IT시장이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8조8천억원에서 9조5천억원으로 늘려잡았다. LCD 수요급증에 맞춰 5세대 LCD 라인을 한 개 추가하기로 했다. 설비투자의 상당부분은 3백mm 웨이퍼 반도체라인과 초대형 LCD유리기판 생산라인 주력산업에 대한 투자다. 삼성은 하반기 IT수요가 살아나는 정도를 확인한 뒤 이들 사업에 대한 설비투자계획을 다시 한번 늘린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와 함께 비메모리반도체 등 미래 성장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정부정책의 불투명성과 미국-이라크 전쟁,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투자 진척이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삼성관계자들은 밝혔다. 이처럼 투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경기가 가장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이후 수요에 대처하는 목적과 함께 경쟁업체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지금 반도체와 LCD의 경우 설비투자 경쟁에서 앞서가야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멀리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삼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불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용절감, 위기의식 재무장 등에 초점을 맞춘 비상경영체제를 하반기에도 계속 유지키로 했다. 원가절감, 불요불급한 비용 억제 등은 물론 비용절감 및 근무기강 확립차원에서 고급 유흥업소 출입자제, 2차 회식 금지, 골프 자제 등의 캠페인성 조치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올 상반기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나 순이익 등이 당초 목표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으나 하반기 적극적인 수출촉진과 경기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수준의 매출과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삼성측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1백41조원, 세전 순이익 14조2천억원의 실적을 거뒀으며 올해 종합상사의 수출 대행분은 수수료만 매출로 계상되는 등 기준이 바뀌긴 했어도 하반기의 경기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