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ㆍ렘브란트 첫 한국나들이..'…네덜란드 회화전' 15일 덕수궁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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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함께 17세기 유럽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는 렘브란트(1606~69년).이보다 조금 앞서 바로크 미술을 집대성한 루벤스(1577~1640년).이 두 거장의 오리지널 그림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오는 15일 덕수궁미술관에서 개막되는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에는 렘브란트와 루벤스 그림을 포함해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50점이 소개된다.
이 그림들은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소장품들이다.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 '웃는 남자' '노인 습작' 등 렘브란트 작품에선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는 대가의 탁월한 통찰력을 볼 수 있다.
루벤스의 '젊은 여인의 초상'에선 다양한 색이 선을 압도하는 루벤스 특유의 작품세계를 느끼게 된다.
17세기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였던 렘브란트는 삶의 부침이 심한 작가였다.
암스테르담에서 초상화로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상투적인 초상화에 만족할 수 없게 되자 인간 내면의 깊이를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나 1642년 명작 '야경' 제작을 고비로 그는 부와 명성을 잃게 되고 최후에는 초라한 집에서 임종을 지켜보는 사람도 없이 세상을 떴다.
렘브란트가 네덜란드를 떠나본 적이 없는 토종 화가였다면 루벤스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공부한 국제파였다.
루벤스는 생전에 작품을 다 그려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그림 수준이 천차만별인 것은 그가 많은 조수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루벤스는 말년에 화가보다는 외교관으로 더 많이 활동했다고 한다.
렘브란트와 루벤스를 제외한 나머지 출품작가들의 작품도 시대배경을 알고 보면 훨씬 흥미롭다.
미술의 대중화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귀족들이 화가를 후원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요구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소시민들, 예컨대 생선장수도 그림을 구입했다.
화상(畵商)이 이 곳에서 처음 생겨났고 꽃만 그리는 화가,풍경만 그리는 화가 식으로 장르의 전문화가 이뤄졌다.
발타사르 판 데어 아스트는 꽃 정물화만 그리면서 꽃그림을 네덜란드 특산품으로 만든 주인공이었다.
농부화만 그린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의 '여인숙의 농부들'은 네덜란드 농부화 전통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렘브란트의 제자였지만 당시 그림가격이 렘브란트를 뛰어넘었다는 헤리트 다우의 '램프를 든 젊은 여인'은 남자 성인 손바닥 크기만한 소품으로 눈길을 끈다.
루벤스의 동료 화가로 동물화 1인자였던 프란스 스네이더스의 '사냥꾼과 정물'은 가로 크기만 2m가 넘는 대작이다.
전시는 11월9일까지다.
(02)779-531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