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일각에서 SK㈜ 최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은 스스로 밝힌 장기·가치투자자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소버린의 자회사인 민트시큐리티스가 현대해상 주식을 단기에 대량 매입,처분하는 방식을 통해 큰 차익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나왔다. 소버린 스스로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증대를 목표로 하고 평균 투자기간이 4년인 장기·가치투자자"라고 밝힌 점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는 것.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버린이 1백% 지분을 갖고 있는 민트시큐리티스는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월 사이에 현대해상 주식을 집중 매집,9.86%(88만1천5백70주)의 지분을 확보했었다. 민트측은 작년 2∼3월께 현대해상 지분 대부분을 처분,이익을 실현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민트시큐리티스가 주식을 사들일 당시는 사상 최고 수준인 1천2백억원대의 흑자 결산이 확실시됐다"며 "2001년 말 3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작년 3월 6만원대에 육박했기 때문에 실적모멘텀을 보고 들어온 단기투자자로 판단했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민트시큐리티스가 최근 일본 금융지주회사인 UFJ홀딩스의 지분 5.11%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버린은 지난달 29일 "1백%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 민트시큐리티스가 수익창출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UFJ홀딩스 주식을 사들였다"며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고 장기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UFJ홀딩스의 무수익 여신비율이 높아 공적자금 투입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민트시큐리티스가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이익 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버린이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SK㈜ 주식을 매집한 과정은 당시 SK㈜의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상당히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대해상의 경우와 같이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장기·가치투자자라는 소버린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소버린은 한글로 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인 등 국내 홍보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