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노사문제와 관련, "(노동단체의) 중앙조직은 지금처럼 노동운동을 해서는 안되며 기업도 법과 원칙을 내세워 무조건 노동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서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며 양비론을 펴면서 노조에 대해서는 "노조 전국 지도부들은 현재 노동자의 문제나 근로조건,회사 경쟁력 등 구체적 이해관계가 아닌 정치적 목표를 걸고 승부를 내려고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출 우수업체로 선정된 인천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방문, 냉장고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근로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노사화합을 말했는데 여러 생각이 헷갈린다"고 운을 뗀 뒤 "'노무현은 노동자 편이라 대통령 안 시켜준다' 하더니 대통령 되니까 노조는 '노무현이 배신자'라 한다"고 노사 양쪽에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노조가) 시작 전에 파업부터 결정해 놓고 뜨거운 맛을 보여주려 하는데, 안그래도 뜨거운데 그 맛 보여준다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이래서는 안된다"고 노조에 대해 먼저 불만을 표시한 뒤 "기업은 투명경영을 해야 하고 그러면서 노동자와 대화하면 풀리는데 그러지 않고 법과 원칙 잣대를 들이댄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노조가 정치적 목표를 걸고 승부를 내려 하면) 한국이 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없다"며 "노사가 손발을 맞출 땐 맞춰야 하며 그리고 나서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책과 관련, 노 대통령은 "상반기 고비를 넘기면 정부도 대안을 낼 것"이라며 "노동자와 기업에 요구할 내용을 다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줄 것 주고 받을 것 받고 한국의 경쟁력을 높여 모두 협력하는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