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부동산값과 주가 하락으로 시민들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후진국을 제외할 경우 홍콩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홍콩은 자살의 도시라는 또 다른 불명예를 안게 됐다. 홍콩 마사회 자살방지연구센터는 25일 지난해 홍콩에서 자살한 사람은 모두 1천120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6.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평균인 인구 10만명당 14.5명에 비해 13%나 높은 것이며 미국의 10.7명에 비해 훨씬 많은 편이고 영국의 7.5명에 비해서는 배를 넘어서는 것이다. 자살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전체의 24.7%가 빚에 시달려 자살을 했으며 빚을 진이유는 도박이나 사업실패, 과소비, 주택융자, 투자실패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홍콩대학 사회행정학과의 천가오링(陳高凌) 교수는 "자살한사람들은 빚을 갚을 수 없어 할 수 없이 자살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금융기관 의뢰를 받은 채권회수기관 직원들이밤늦게 전화를 거는 등 온갖 괴롭힘을 참다못해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용카드를 5장 이상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