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은행권의 취업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대규모 공개채용(공채)를 실시해온 은행들은 아직 채용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낙담하기는 이르다. 경기가 하반기들어 회복기미를 보일 경우 관례대로 신입행원을 뽑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하반기 공채가 확정된 곳은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국책 금융회사들과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다. 수출입은행은 오는 10월 채용공고를 내고 11월 공채를 실시한다. 5급 전문직 행원 20~25명 가량을 뽑을 예정이며 12월 채용을 확정짓는다. 서류 필기 면접 등 3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작년에는 25명을 뽑았다. 신입행원의 연봉은 대졸 군필자 기준으로 2천9백만원(세전)이다. 기업은행도 10월께 공채를 통해 1백명 내외의 행원을 선발한다. 실무자 면접과 임원면접 등 두 차례 면접전형을 거치며 신체검사 인성검사 적성검사 등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도 오는 10월 대졸 행원을 채용할 방침이다. 30명가량을 뽑을 예정이다. 토익 7백50점 이상으로 전학년 평점 B학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작년에는 40명을 채용했다. 초봉은 은행권 상위 수준인 3천4백만원이다. 국민 우리 하나 신한은행 등 일반 시중은행들은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이 어떤 식으로든 올해 안에 수십∼수백명의 신입행원을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에서 높은 연봉을 주는 은행은 국민 하나 신한은행 등으로 모두 초우량 은행들이다. 대졸 초임이 약 3천5백만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의 입사전형은 까다로운 편이다. 서류전형 후 인·적성 검사를 거쳐야 하고 이후에도 역량면접 두 번,비즈니스 상황검사 등을 모두 통과해야 입행할 수 있다. 역량면접에는 논술과 집단토론 프리젠테이션 등이 포함돼 있다. 국민은행이 실시하는 비즈니스 상황검사는 주어진 업무상황에 지원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퇴근시간에 일을 맡기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지원자가 어떤 답변을 하는지 테스트하는 방식이다. 작년 하반기에 모든 신입행원에 대해 해외 경영학석사(MBA) 학위취득 기회를 부여키로 한 국민은행은 올해 역시 같은 자격을 줄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서류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서비스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추구하는 성과지향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작년 10월 공채를 통해 1백75명을 뽑았고 올해도 1백명 이상의 신입행원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채용 전문업체인 잡코리아에 서류전형 절차를 모두 위임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1차 실무책임자 면접,2차 임원 및 은행장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작년에 2백20여명을 채용했던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90여명만을 뽑았기 때문에 하반기 추가 채용 가능성이 높다. 하나은행은 작년에 정규·비정규직을 합해 3백66명을 뽑았다. 이중 대졸 정규직 행원은 공채를 통해 25명가량을 선발했다. 올 상반기 1백80여명을 수시채용 형식으로 뽑았고 오는 10월께 대졸 공채를 실시할 방침이다. 미국계인 씨티은행과 영국계인 HSBC은행의 경우 필요한 인재를 수시채용 형식으로 뽑고 있다. 각 부서의 특성에 맞게 다른 채용기준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개인금융 부서의 경우 서비스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연봉 수준을 결정한다. 보증기관 중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상반기에 80명을 뽑았고 하반기에도 같은 수의 신입직원을 선발할 방침이다. 작년에는 상·하반기 합해 총 1백20명이 입사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연말에 70명 내외의 신입직원을 뽑는다. 작년에 1백10명을 선발했고 올 상반기에 뽑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반드시 공채를 실시할 방침이다. 기보는 특히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이공계 전공자를 별도전형에 의거,우대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기보의 기술평가센터 등에서 일하게 된다.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전문인력으로 수시 채용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