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채용패턴도 덩달아 '보수화' 성향을 띠는 양상이다. 채용전문업체 인크루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경기회복 여부가 가시화된다면 당초 채용계획보다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업체가 53.4%,경기가 악화된다면 '채용을 줄이겠다'는 업체가 79.3%로 집계됐다. 경기회복세를 지켜보면서 채용규모를 결정하는 '고무줄 채용'이 업계의 새로운 패턴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영업직 채용비율도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이 성장일변도일 때는 생산 영업 관리직 등 다양한 채용분포를 보이지만 침체기에 있을 때는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사원들을 주로 뽑게 된다"(잡코리아 김정철 본부장)는 게 주된 이유다. 리크루트 조사에서도 1백대 기업의 하반기 채용예정 인원 1만2천6백88명 가운데 영업사원이 1만4백35명(82.2%)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채용시장에선 '유동적','탄력적'이라는 용어는 이제 일반화됐다. 과거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장기 채용플랜을 세우던 기업들이 이제는 보름에서 한달 전에야 채용계획을 확정짓고 있어서다. 자연 구직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하이스코 인사담당자는 "최근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졸 인력들이 취업 후 1∼2개월만에 이직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조기 이직에 대비해 신입사원은 3개월 인턴과정을 두고 추후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삼성과 LG그룹간 최대 화두였던 '천재경영','인재경영'이 채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색 주장도 있다. 잡코리아 김 본부장은 "기업 인사담당자의 경우 천재경영이니 인재경영이니 하는 업계의 최근 화두가 꽤 신경쓰이는 것 같더라"면서 "따라서 구직자들은 특출하게 자신의 '진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