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 정부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에게 미국이 체제보장을 약속하면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한 5자협의에 응할 뜻을 밝혔다고 도쿄(東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북한은 이달 초 미국과 뉴욕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졌을 때도 이미 이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신문은 중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은 미국과의 뉴욕접촉에서 사용후 핵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6월 말 완료했음을 미국측에 통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종전에 주장해 오던 북-미 양자협의를 언급하지는 않은 채 5자회담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이런 북한의 태도로 미뤄볼 때 북한이 5자협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5자협의 참가국이 공동으로 북한의 안전을 보증하고 북-미 양자회담의 장(場)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16일 쿵취앤(孔泉)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이빙궈 특사의 방북에 대해 "중요하고도 유익한 방문이었다"고 언급한 대목에 주목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국간 협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이 조만간 북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해, 다국간 협의개최를 향한 북미간 최종적인 의견조율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앞으로 다자협의 실현을 향한 각국간의 조정은 중국을 축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를 확인하고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조정자 역할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