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 "미국 경제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추가로 연방기금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경제는 회복되고 있으며 이를 보다 분명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가능한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서 유지시킬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부양 의지를 담은 그의 이같은 발언은 FRB가 지난 6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내린지 3주일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금리는 연 1.0%로 45년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경기 상황과 관련, 그린스펀 의장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기업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덜 들어가는 것이며 금융시장 호전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현 행정부의 감세 조치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는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디플레는 '치명적인 위험'"이라고 전제한 뒤 지난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에 대해 토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75%포인트 떨어진 2.5~2.7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3.75~4.7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75%로 전망한 그린스펀 의장은 "물가는 내년에도 억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하반기 이후 경제 회복에도 불구, 올해 전체로는 6.0~6.25%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의 추가 금리인하 시사 발언이 전해지자 미 뉴욕 증시는 상승 반전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오전 10시40분 현재(현지시간) 전날보다 0.14% 오른 9,189.55를 기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