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은 15일 현재 2조5천억원어치. 이는 6월 한달 순매수규모(2조3천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도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순매수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의 매수강도를 더해가면서 이들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 성격을 가진 외국인이 들어왔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을 노린 투기세력이 유입됐다는 얘기다. 반면 펀더멘털,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망을 밝게 본 외국인투자자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 "삼성전자를 40만원대에서 사모으는 투기 세력은 있을 수 없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15일 증권가 일각에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를 환차익을 겨냥한 단기투기세력이라고 해석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분석대상및 틀을 국내 시장으로 좁힌 탓에 생긴 단견"이라고 지적했다. 신 상무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환율은 연간 10%이상 오르내리기 힘들다"며 "반면 주식은 하루 가격제한폭만 15%인데 외국인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투자에 나선다는 분석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공격적 순매수는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어 한국 증시에도 글로벌펀드 자금이 유입되는 것과 직접 관련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 집중되고 있는게 그 증거라고 신 상무는 덧붙였다. 국내 경기가 되살아날 경우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선취매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전환시점이 반도체D램 가격 상승시기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반도체 주력제품인 DDR400의 값은 지난 5월20일까지만 해도 개당 3달러선에 머물렀으나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최근에는 4.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중 한때 5.26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국인은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4조9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어느 국면과 비교해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종에 대한 투자비중이 크다"며 "외국인 눈에 삼성전자가 경기 회복의 최고 수혜주로 비춰진 결과"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