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등 국내 기관들이 대규모 매물 공세에 나서면서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주식형펀드 환매(자금 인출)가 지속되고 종합주가지수가 730선에 가까워지자 주식 편입비율을 낮춰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거래소시장에서 국내 기관은 3천8백9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가지수 선물과 관련된 차익거래 순매도(1천4백54억원)를 제외한 실질 순매도금액은 2천3백50억원이었다. 투신(순매도 2천5백억원) 보험(5백90억원)의 매물 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날 투신사 매물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을 줄여 달라는 금융회사와 연기금 등 법인고객의 요구가 한꺼번에 몰린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지수 700선 위에서 설정된 상당수 주식형펀드가 원금을 회복하자 고객들의 환매(자금 인출)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투신사의 매물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투신사(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와 혼합형펀드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각각 3천1백30억원과 3천1백9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들어오면 투신사들은 현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투신사들이 이달 들어 약 1조3천7백원어치(코스닥 포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 기관들은 또 지수 전고점인 73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과거 10년간의 박스권에서 고점은 계속 낮아지고 저점은 높아지고 있는데 양 추세선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730선"이라며 "주가가 730에 가까워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식형펀드로의 신규자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투신권이 매수세로 전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