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하락유도'촉구 발언으로 2달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가치는 지난 11일 전날의 유로당 1.1387달러에서 0.84% 하락한 1.1293달러로 마감됐다. 유로화가 1.13달러 아래로 내려 가기는 5월 초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올들어 달러 대비 유로가치 상승률은 7.7%로 줄었다. 앞서 유로가치는 지난 5월에 유로당 1.19달러까지 급등했었다. 유로화는 이날 엔화에 대해서도 전날의 1백33.90엔에서 1백33.17엔으로 하락,지난 5월16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가치가 지난 주말 나흘 만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전날 슈뢰더 총리의 발언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슈뢰더 총리는 10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수출증대를 위해 유로화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며 사실상 ECB의 시장개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UBS증권의 대니얼 캐차이브 외환전략가는 "슈뢰더 총리를 포함한 유럽의 정부 지도자들은 유로가치 하락 등을 위해 ECB가 금리를 좀더 적극적으로 인하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ECB의 오트마르 이싱 수석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CB는 유럽의 경제회복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다했다"며 "이제는 정치인들이 노동시장 유연화 등 자신들의 몫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