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품질국가 돼야 中에 안밀려"..생산.정치.기업.경영 '업그레이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마다 앞다퉈 대(對)중국 투자에 나선다면 국내 산업은 공동화될 것인가.
중국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베이징 영빈관 조어대에서 열린 수행기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지난 1·4분기 국내 기업들의 한국 내 투자가 지난해 동기대비 0.9% 증가한데 반해 중국 투자는 1백50% 증가하면서 국내 산업공동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한 답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국내 산업공동화의 대안으로 '품질업그레이드론(論)'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중국으로 이전해 나가면서 한국경제의 공동화와 국제시장에서 중국에 밀린다는 우려에 대해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여러차례 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분야가 많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포괄적으로 말해 한국 인적자원의 우월성"이라고 진단하고 "한국은 지금부터 품질국가로 나아가야 하며,생산품질,정치품질,기업품질,경영품질 등 전반적으로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여러가지 노하우를 충분히 살려나가면 한국은 쉽게 공동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구체적 사례로 신발산업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신발산업의 예를 보면 공장이 이전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이전하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결론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중국 이공계대학 최고 명문인 칭화대학을 방문,1백여분 동안 시종 자신감있고 여유있는 자세로 유머를 섞어가며 자신의 동북아시대 구상에 관해 연설했다.
노 대통령은 청중 대부분이 학생인 점을 의식,이들과 '코드'를 맞추는 유머를 섞었고,청중은 10여회의 박수와 폭소로 답했다.
노 대통령은 한류와 한풍 등을 거론하면서 "장이머우,공리,리밍 등은 우리 젊은이들이 다 좋아하는 스타"라고 한·중 간 대중문화 교류를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엔 한국의 김치도 인기가 있다는데"라는 연설 대목에선 "김치냉장고도 한국제가 참 좋다"고 국산 김치냉장고 광고를 하고는 박수와 폭소가 터지자 "김치냉장고에 맥주도 넣어서 먹으면 아주 좋다"고 말해 다시 폭소가 터졌다.
베이징=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