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연 4.2%대로 급등하면서 그동안 국고채 시장에 끼어 있던 거품이 한꺼번에 붕괴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최근 들어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채권 가격도 동반 급락(채권 금리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경기회복 징후가 가시화하기 전까진 국고채 금리가 일정한 범위안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지 여부도 변수다. 아직 '거품 붕괴'를 걱정할 시점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 대외변수에 휘둘리는 국고채 시장 채권시장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일 하룻동안 무려 0.14%포인트나 급등, 근 40일만에 최고치인 연 4.21%로 치솟았다. 콜금리 목표치(연 4.0%)를 밑돌던 지난 달 18일(연 3.95%)과 비교하면 보름동안 0.26%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 급등요인을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세에서 찾고 있다. 금성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미 경제의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며 "최근에는 일본 채권금리까지 상승하는 바람에 국고채 매도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달 24일이후 10여일동안 0.4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일본 국채(10년물) 금리도 지난달 11일 연 0.43%에서 이달 들어 1%대로 배 이상 높아졌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도 국고채 금리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지적됐다. 국고채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던 지난달 중순 3만5천계약에 달했던 외국인의 순매수 미결제약정은 지난 4일 현재 4천5백계약으로 줄어 들었다. 그만큼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세가 꾸준했다는 얘기다. ◆ 국고채 거품 꺼지나 금리상승을 부추기는 대외변수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에 폭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에 대한 향후 전망이 여전히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우승하 대우증권 채권팀 차장은 "금리가 한 단계 더 높아지려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호전돼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국고채 금리는 연 4.2%대를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성민규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의 국고채 시장은 거품이 붕괴되는 상황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수준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