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텔효과'로 반도체 랠리 .. D램 수요 늘면서 가격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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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2일 37만1천원까지 뛰었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연초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공세에 시달렸던 삼성전자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얼마까지 오를 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의 오름세에는 반도체가격 상승이라는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 인텔사가 새로운 칩셋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른바 '윈텔효과'다.
윈텔효과는 메모리반도체가 들어가는 칩셋이 교체되면서 D램 채용규모가 두배로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PC 성능향상에 따른 수요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윈도효과'와 2002년 '인텔효과'에 이은 새로운 현상이다.
올해는 '윈텔효과'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D램가격을 밀어올리는 중이다.
대우증권 리서치본부 정창원 팀장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칩셋이 요구하는 제품에 대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려들고 있다"며 "D램 한 분야에서만 올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보다 6천8백억원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인텔-윈텔의 영향력은
지난 2001년 PC 운영체계가 윈도XT로 바뀌었다.
이는 PC에 D램을 더 많이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당시 D램가격은 개당 1달러대에서 4달러대로 폭등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급등했다.
작년 11월 반도체 주력제품이 싱크로너스D램에서 DDR로 전환되면서 인텔효과가 나타났다.
반도체가격은 개당 2달러대에서 4달러대로 2배가량 올랐다.
연초 30만원을 간신히 웃돌던 삼성전자 주가는 연말께 39만원대로 뛰었다.
인텔이 새로운 칩셋인 스프링데일을 지난 5월 내놓으면서 윈텔효과가 생겨나고 있다.
PC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한 이 칩셋은 D램을 기존 제품보다 2배가량 더 사용해야 한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공급물량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D램 값은 계속 오를까
주력제품으로 떠오른 DDR400의 값은 개당 5달러를 웃돈다.
지난 5월 중순만 해도 3달러50센트선이었다.
대우증권 정 팀장은 "올 4분기 중 개당 6달러이상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D램은 생산기간이 길어지면 원가가 줄어들어 값이 떨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정 팀장은 그러나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D램부문에서만 올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 보다 6천8백억원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투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과 40만원사이의 박스권을 상향돌파하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삼성전자 주가가 한국증시의 바로미터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연초 53%대로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55%에 육박하고 있다.
IT경기도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외국인 지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진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에만 매수세가 몰린다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에도 한계를 갖게 된다.
펀드들의 종목편입비중이 금방 채워지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에서 주변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되느냐 여부에 하반기 증시의 방향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