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칩으로 생산한 휴대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독자개발 칩을 장착한 휴대폰(모델명:SPH-X9000)을 지난달부터 KTF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2천여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여 동안 비밀리에 2.5세대 이동통신(cdma2000 1x)용 칩 개발(프로젝트명 에스콤5000)을 추진해 왔으며 CDMA칩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퀄컴과의 관계를 의식,이번 휴대폰 출시 때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칩은 동급 퀄컴 칩보다 연산능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모바일 게임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훨씬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휴대폰에는 MSN메신저가 기본 기능으로 포함돼 있어 언제 어디서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기기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독자칩을 개발한 것"이라며 "퀄컴 칩을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CDMA칩은 퀄컴과의 계약에 따라 삼성 이외의 다른 회사에는 공급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독자칩 개발은 퀄컴과의 기술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기초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의 목표는 퀄컴과의 계약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용 칩 개발에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EV-DO)과 W-CDMA를 동시에 수용하는 칩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독자칩 개발에 나선데 이어 최근 노키아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스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공동으로 CDMA칩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퀄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