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한 1백57억7천3백만달러, 수입은 12.5% 늘어난 1백34억2천1백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6월중 무역수지는 23억5천2백만달러 흑자를 기록, 3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월간 흑자 규모로는 지난 99년 12월(23억8천만달러) 이후 42개월만에 최대치다. 이로써 올해 1~6월까지 무역수지는 이라크 전쟁,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화물연대 파업 등의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33억8천7백만달러의 흑자를 일궈내며 상반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노사분규 원화강세 등 만만치 않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상반기와 같은 '선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여전히 수출이 경제 버팀목 6월중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22.3%나 늘어나는 호조를 보인 것은 몇가지 '기술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작년 6월의 현대자동차 및 두산중공업 파업 등과 같은 수출장애 요인이 없었던 데다 이달부터 본격화가 예고돼 있는 노동계의 하투(夏鬪)에 대비해 업체들이 수출물량을 앞당겨 선적했다는 것. 이는 통계상의 착시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이 작년 9월 이후 10개월째 6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은 제몫을 다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15억달러, 작년 동기 대비 82.5% 증가)와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14억4천만달러, 작년 동기 대비 36.9% 증가)를 필두로 반도체 가전 컴퓨터 등이 호조를 이끌었다. 지역별로는 사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 중국 수출이 16억2천만달러로 무려 49.9%나 늘어났다. 상반기중 대 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동기(24억5천만달러)보다 20억달러 늘어난 44억5천만달러에 달해 미국(28억6천만달러)을 제치고 한국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올라섰다. 6월중 미국(16.7%) 유럽연합(12.1%) 아세안(10%) 일본(7.4%)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했다. ◆ 노사분규 등이 하반기 변수 상반기 수출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도 노동계의 총파업이 수출 전선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경기가 언제쯤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지 미지수이다. 특히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급속한 하락(원화 평가절상)은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업계에 적잖은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승훈 산자부 무역정책심의관은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면서 올해 전체 수출은 1천7백50억달러에 그치는 반면 수입은 당초 전망치(1천6백70억달러)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목표인 무역흑자 80억달러 달성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